데이트 할때 먹으면 안되는 음식
#1 낙지볶음
입맛을 돋우는 한 접시, 허나 맛나게 먹다보면 허물어진다. 너무 맵다. 매울 때 나타나는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면 쉽다. 얼굴은 빨개지고, 눈은 충혈되며, 코에선 이물질이 흘러나오는 동시에, 식탁 한구석엔 지저분한 휴지가 쌓여간다. 이 정도 몰골이면 이미 상황 종료다.
#2 김치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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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글보글 푸짐하기도 하여라. 문제는 순식간에 이빨을 장악하는 ‘붉은 악마’ 고춧가루. 다른 음식에 비해 고춧가루 크기도 큼직하여라. 불행 중 다행인 건 보편적인 음식이라 이런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매사 긴장한다는 사실이다. 불을 끄기 위해 물을 자주 뿌려줘야 한다.
#3 쌈밥
다정한 연인이라면 서로 먹여 주느라 정신없겠지만 첫 데이트에선 어불성설이다. 주섬주섬 쌈을 싸서 냉큼 먹는 순간, 약 10초 동안 묵언 수행 들어가신다. 뭔가 말해 보려다 입에서 탈출한 음식물의 정체를 적나라하게 확인해, 일순 시간이 멈췄다.
#4 쌀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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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가게에 들어간 순간부터 냄새와의 전쟁이 시작된다. 게다가 쌀국수에 넣어 먹는 양파 한 무더기가 마지막 한방을 날린다. 양파 냄새 분무기가 된 상황. 입만 열면 고개를 돌려 주변 물건을 살피는 상대의 반응이 더 부담스럽다.
#5 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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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보통 쫄면을 좋아하니 호기 좋게 먹자고 하려면 단단히 준비해야 한다. 면과의 사투가 만만치 않기 때문. 단칼에 면을 두 동강 내지 못해 면을 주렁주렁 매달고 한동안 있어야 했다. 제발, 끊어져!
#6 햄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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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음식물도 잘 흘리지 않고, 뒤처리도 깔끔하다 생각한다. 하지만 햄버거 속 야채는 아랑곳 않고 고공 낙하를 즐긴다. 전생이 삼 천 궁녀라도 되는 듯 번지점프를 하는 야채를 처리하다가 뭘 먹었는지 모르겠다. 자매품 샌드위치도 괘씸하다.
#7 알밥
‘토도독’, 십어 먹는 재미가 있지만 잘 십어야 한다. 어금니를 피해 살아남은 알 부대가 반격을 가한다. 거울을 보다 작은 진주(?)가 촘촘히 박힌 화려한 이빨에 무릎을 꿇었다. 크기가 작아 처리하기도 힘들다. 심한 경우 집에 도착할 때까지 알이 생존하는 불상사가 생기기도.
#8 키위 주스
깔끔하게 다 마셨다고 생각하지만 키위의 씨는 암벽 등반 베테랑보다 기술이 좋다. 이와 잇몸 사이의 작은 틈새조차 녀석들은 놓치지 않는다. 보기에도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지만 낀 녀석들이 자꾸 신경을 건드려 상대에게 집중하지 못하게 방해한다.
#9 자장면
과거 자장면을 맛있게 먹기 위해선 입에 자장을 잔뜩 묻히며 먹어야 한다고 들었다. 컨셉트를 웃기는 남자로 잡아 데이트한다면 모를까 입술에 전위예술을 할 이유는 없다. 후루룩 먹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옷에 기하학적 자장 무늬를 수놓기도.
#10 티라미스 케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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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함 속에 숨은 복병이로다. 입술에 묻은 산만한 시나몬 가루처럼 상대가 느낀 호감도도 가루로 산산이 부서지지 않을까 두렵다. 게다가 시나몬 가루를 잘못 넘겼다간 사레들려 얼굴 벌개질 때까지 웩웩 거릴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