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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 것

담배 한 갑을 주웠습니다.



담배 한 갑을 대중교통을 이용하던 도중 주웠습니다.
여자라서 , 비흡연자라서 그런지 언뜻 손이 나가진 않았지만
비닐에 싸여진 새 담배를 보고 손이 나간건
'편의점에서 다른걸로 바꿔야지~'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기 때문이었습니다.
기쁜 마음에 편의점으로 달려갔고 왠지 모르게 편의점 입구에 도착하기 전까지 담배를 가방에 꾹 쳐박아 놓은채로 걸어갔드랬죠.
입구쯤 가서 담배를 쓰윽 꺼내들고 약간 위축된 표정으로 조심스래 걸어들어갔습니다.
어떤 할아버지 한분이 소주 한병과 담배를 사고 계시더라구요.
그런데 제가 다가가자 제 손을 주시하시더니
저를 위아래로 쓰윽 훑어보시는게 아니겠습니까?
왠지 마음속으로 "ㅉㅉ 담배피는 여학생이구만"
이러시는 거 같아 참 민망했드랬죠.
그래도 저는 당당히 어깨를 피고 말을 하려는데 할아버지가 들어주고 나가시길 바랬건만 빠르게 휙~ 나가시더라구요.
그래서 전 조용히 직원에게 얘기했죠.
"저기. 이거요. 다른걸로 바꿔도 되요?"
"네 뭘로 바꾸시게요?"
"앗 잠깐만요. 가져올게요."
그리고는 "얼마죠? 그거?" 라고 묻고 2500원이라길래 3000원 어치를 골랐습니다.
직원이 고른 물건을 바코드로 찍어주면서 "저희 가게에서 사신거 맞죠? " 라고 물어보드라고요.
무슨 심정이었는지는  "네. 저희 과 남자애가 산거에요!!"
라고 크게 말했드랬죠.
알바생은 쓰윽 한번 쳐다보더니
"500원만 더 주시면 되요"
라고 무덤덤하게 반응하더라고요.
괜히 오바한거 같아서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습니다.
편의점을 나온 뒤 곰곰히 생각에 잠겼습니다.
2500원 주운거랑 담배 주운거랑 이렇게 다르다니..
담배를 피는 여자에 대한 편견은 내가 더 키우는것 같았습니다.
괜히 예민하게 반응하고
담배라는 기호 식품을 왜곡한거 같아 미안해지기도 하고..
물론 담배가 몸에 안좋긴 하지만 이렇게 질색하면서 왜 그걸 주었나 싶기도 하고;;
여튼 여자의 흡연에 대한 생각이 나도 모르게 좋지 못하다는 것을 뼈져리게 체험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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